5년 5개월 만에 태극마크 단 이승우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다"

입력
2024.10.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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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황희찬·엄지성 대신 이승우·문선민 발탁
이승우, 15일 이라크전서 배준호와 선발 경쟁


'캡틴'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엄지성(스완지시티)까지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대형 악재를 입은 홍명보호가 '한국 메시' 이승우(전북현대)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5년 5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승우 또한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13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전을 이틀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돌입했다. 이들은 15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을 치른다.

이승우는 이날 훈련 전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재기발랄한 표정으로 "정말 갑작스럽게 대표팀에 오게 됐다"며 "발표 전날(11일) 저녁에 듣고 다음 날 아침에 바로 기차를 타고 오는데 티켓이 없어 (문)선민(전북현대)이 형과 입석으로 캐리어에 앉아 왔다"고 말했다.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다... 최선 다할 것"

이승우가 A매치에 합류한 건 2019년 6월 이란과의 평가전 이후 약 5년 5개월 만이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한국 메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기량을 뽐냈지만, 국가대표와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벤투 호는 물론, 클린스만호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홍 감독에 앞서 임시 감독을 맡았던 황선홍호와 김도훈호도 그를 외면했다. 이 때문에 이승우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는) 항상 가고 싶은 자리"라면서도 "지금은 많이 내려놓은 것 같다"며 다소 체념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최초 선발명단에는 없었지만, 황희찬과 엄지성이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되면서 문선민과 함께 기회를 잡았다. 이승우는 오랜만의 대표팀 합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오래된 줄 몰랐다"며 "그동안 대표팀 유니폼도 많이 바뀌었고 훈련 트레이닝도 많이 바뀌어서 새롭다"고 답했다. 다만 "선수들은 대부분 그대로"라며 "다들 너무 반가워해주고 축하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또 "월드컵(본선)까지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면서도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준비를 잘해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꼽아 기다려온 무대서 진가 발휘할까

이승우는 국내 프로 무대 입성 후 주전으로 활약했던 2022년 14골 3도움으로 K리그 전체 득점 공동 3위에 올랐고, 2023년에도 10골 3도움을 기록, 수원FC 최다 득점을 달성했다. 올해도 이날 기준 11골 5도움으로 K리그 전체 득점 6위에 올라 있다. 매 시즌 최소 10골 이상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적을 내비친 덕분에 지난 7월 전북 이적 당시 K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렵게 얻은 A매치에서까지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보여준다면, 남은 예선전은 물론, 본선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

이승우의 최대 경쟁자는 홍 감독의 총애를 듬뿍 받고 있는 배준호(스토크시티)다. 배준호는 지난 6월 김도훈호에 승선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는데, 첫 경기에서 교체 출전 9분 만에 데뷔골을 터트리며 '신성'으로 거듭났다. 요르단전에서도 후반 6분 교체 투입돼 후반 23분 오현규(헹크)의 추가골을 도우며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홍 감독도 귀국 인터뷰에서 배준호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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