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군의날 열린 서울 광화문 시가행진에서 위용을 뽐낸 육군 아파치 헬기가 정작 연습탄이 부족해 훈련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존 최고 성능의 공격헬기로 평가받고 있지만 제 몫을 못하고 겉만 멀쩡하게 유지되는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2028년까지 추가로 36대를 더 들여오겠다며 기체 도입에만 주력하고 있다.
국방부가 13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파치 헬기에 장착되는 2.75인치 로켓 연습탄의 올해 인가량은 소요량 대비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올해 훈련을 위해 4,920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정작 확보한 건 500발이 채 되지 않았다. 앞서 2021년과 2022년 인가량도 수요량의 20% 수준에 머물렀는데 그것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심지어 지난해엔 1,560발이 필요했지만, 단 한 발도 인가되지 못했다. 아파치 헬기에는 2.75인치 로켓이 최대 76발이 장착된다. 연습탄 시세는 통상 한 발당 180만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기본무장인 30㎜(밀리) 연습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두꺼운 장갑도 뚫을 수 있는 30밀리 기관포는 분당 600발 이상 발사할 수 있다. 아파치 헬기엔 최대 1,200발이 장착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30밀리 연습탄을 올해 소요량 6만5,000발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3만1,005발(47.7%)만 들여온다고 보고했다. 30밀리 연습탄의 가격은 10만 원 수준이다. 2.75인치 로켓과 30밀리 연습탄은 모두 미국의 1차 허가, 방위사업청의 2차 허가를 거쳐 국내로 수입되는데 1차 허가가 지연되면서 '연습탄 부족'을 초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와중에 부품 결함으로 인한 추가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 최근 5년간 부품 결합이 연간 10여 건씩 발생해 관련 비용만 3,000억 원에 달했다. 심지어 지난 4~6월엔 메인로터(날개 결함) 고장으로 인해 총 36대 중 18대만 하늘을 날 수 있었다. 이 같은 연습탄 부족과 부품 결함에 따라 올해(9월 기준) 사격 횟수는 전년 대비 45%(11번), 야간훈련 비행시간은 30%(307시간)로 급감했다.
추 의원은 "아파치 헬기 연습탄이 부족해서 훈련조차 제대로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추가로 36대를 급하게 들여올 게 아니라 우선 가지고 있는 아파치 헬기 운용부터 제대로 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