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사라진 자리 청정 에너지로"… 청정 메탄올에 주목하는 태백시

입력
2024.10.13 16:09
태백시, 장성광업소 부지에 생산 기지 추진
"원료 풍부해 경제성 갖춰" 대체 산업 주목
"지역 소멸 막고 친환경 에너지 시장 선점"

강원 태백시가 90년 가까이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석탄이 사라진 자리를 청정 에너지가 대체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강원 태백시는 장성광업소 부지(10만㎡)에 국내 첫 청정 메탄올 제조기지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철암 핵심광물 산업단지와 함께 태백시의 미래자원 클러스터의 핵심인 이 사업엔 2,500억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청정 메탄올은 산림 등에서 포집해 전기분해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합성한 에너지다. 현재 선박 등 운송수단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발암 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화합물을 80~100% 감축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전 세계적인 탄소 저감 기조에 따라 쓰임새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열린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태백시가 추진하는 청정 메탄올 산업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청정 에탄올 생산기지는 앞서 7월 1일자로 87년 동안 지역경제 핵심 역할을 하던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아 전략 산업이 사라진 태백시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태백시는 "바이오 및 풍력발전 시설이 이미 구축돼 있고 산림자원이 풍부해 원료인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조달하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며 "반드시 국비를 확보해 2027년부터 연간 2만2,000톤의 청정 메탄올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역시 인구 4만 명이 붕괴된 태백시의 지역 소멸을 막고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논리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정일섭 도 글로벌본부장은 "과거 산업화를 이끌었던 폐광지역 대체 산업 안착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백= 박은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