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北 무인기 주장은 내부 통제용... 무시하는 게 최고의 정답"

입력
2024.10.13 11:48
쓰레기 풍선, 국경 요새화 등 역시 '내부 통제' 주장
"北 최근 행보, 북한 내부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3일 북한의 '남한 무인기 평양 상공 침투' 주장에 대해 "무시하는 것이 최고의 정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인기 주장, 고강도 위협 발언, 쓰레기 풍선 살포, 남한과의 국경 단절 등 최근 북한의 모든 행위는 '흔들리는 내부 통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두고는 "자살을 결심하지 않는다면 전쟁은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실장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북한이 얼마나 많은 도발, 거짓말을 하고 억지 주장을 했는데, 우리가 거기에 일희일비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성명을 통해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신 실장은 북한의 주장이 '흔들리는 내부 통제를 다잡으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자국 상공에 남한의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공개하는 건 군 방공망이 뚫렸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실장은 "평양 방공망이 뚫렸다고 해서 느끼는 손해보다, '대한민국이 무인기를 보내서 북한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우리가 강력하게 대비해야한다'고 체제 위협을 강조해서 내부 통제를 하는데 더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그만큼 북한 내부가 흔들린다는 방증을 오히려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무인기) 다시 발견되면 끔찍한 참변" 등 고강도 발언이나 '쓰레기 풍선' 살포 등 잇따른 도발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다. 신 실장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 겸, 그보다 중요한 건 북한이 흔들리는 내부 통제에 다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은 체제 위협을 국민이 인식해야 체제가 생존하는 '역설적 체제'"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남측과 연결된 도로, 철길 등을 끊고 국경 '요새화' 공사를 추진하는 것 역시 '내부 통제'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실장은 "대한민국이 북한을 쳐들어갈 가능성은 제로 중 제로, 왜냐하면 우리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결국 (북한 주민의) 대량탈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향후 6~18개월 내 '극단적 행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외신 관측에 대해선 "(전쟁은)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일축했다. 신 실장은 "가능성은 6·25 전쟁 이후 늘 존재해왔던 것"이라며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는다면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은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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