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헌법재판관, 내달부터 모교 성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입력
2024.10.1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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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7일 6년 임기 종료

이영진(63·사법연수원 22기)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퇴임 후 모교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로 부임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17일 6년의 임기를 마치는 이 재판관은 다음 달 1일 성균관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부임할 예정이다. 석좌교수제는 대학의 교육·연구력 제고를 위해 해당 분야의 석학이나 권위자를 교수로 초빙하는 제도다.

이 재판관은 충남 홍성군 출생으로,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0년 32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뒤 1993년 법관으로 임용돼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서울고법 등을 거치며 25년간 판사 생활을 했다. 2018년 8월엔 1970년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옥살이했던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재심을 맡아 41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의 삶을 그린 영화 '자백'의 실제 주인공인 재일동포 김승효씨 재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법정 밖에서의 활동도 주목받았다. 그는 2009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문위원에 직접 지원해 18대 국회에서 '1호' 국회 파견 판사를 맡았다. 재임 중엔 모교인 성균관대에서 헌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재판관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일하던 2018년 10월 바른미래당 추천 몫으로 헌법재판관 후보에 선출돼 임명됐고, 임기 동안엔 보수 성향 재판관으로 분류됐다. 이 재판관과 함께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김기영 재판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이달 동시 퇴임하면서 재판관 3명 자리가 공석이 된다. 그러면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야 심리할 수 있는 헌법재판은 당분간 공회전이 불가피하고, 헌재의 주요 업무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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