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투를 주장하는 북한이 대남 비난 발언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2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끔찍한 참변" 경고에 이어 13일엔 노동신문을 통해 "미친 개무리" "악의에 쩌든 괴뢰놈" 등 적개심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1면에 '온 나라가 통째로 분노의 활화산으로 화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평양의학대학 연구사, 기계공업성 국장, 중앙계급교양관, 평양정향건재공장 부원, 고건원탄광 갱장 등을 인용해 평양 주민들의 극한 반응을 강조했다. 이들은 "뼛속까지 악의에 쩌든 괴뢰놈들은 그 더러운 시체 조각마저 남겨두면 안 된다" "곧 씨도 없이 죽탕쳐버리게 될 미친 개무리" 등의 호전적인 표현을 써가며 남한을 비난했다. 노동신문이 평양 주민들의 반응을 보도한 배경엔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고, 내부 체제 불만 가능성을 잠재우고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밤 늦게 발표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도 1면에 함께 실렸다. 앞서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오후 11시 25분쯤 "우리 수도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다시 한 번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대북 전단 등에 대한 동향을 주민들에게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중대성명도 노동신문에 실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무성 중대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 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진행 중이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보도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