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실망" 테슬라 9% 폭락... 시총 90조 원 날렸다

입력
2024.10.12 09:01
전날 운전대·페달 없는 '사이버캡' 공개
시장 "기술 내용 없고 양산 시점 회의적"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11일(현지시간) 9%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전날 공개한 로보택시(무인 자율 주행 택시)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장보다 8.78% 내린 21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0% 넘게 폭락하면서 두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증발한 시가총액만 670억 달러(약 90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제너럴 모터스(GM)나 포드 같은 미국의 다른 자동차 기업의 시총보다 큰 규모"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테슬라는 전날 로스앤젤레스(LA)의 워너브라더스 영화 스튜디오에서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인승 차량에 운전대와 페달 없이 완전 자율 주행으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을 공개했다. 그는 로보택시 가격이 3만 달러(약 4,000만 원) 미만으로 낮아질 수 있고, 2026년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로보택시에 적용될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정부 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차량 양산 시점이 2026년 이후가 될 거란 점도 시장을 실망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분석업체 포레스터의 폴 밀러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예상한 기간 내에 그 정도 가격으로 신차를 출시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테슬라가 적자를 내지 않는 한 10년 안에 그 가격에 가깝게 출시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미 경제매체 CNBC에 말했다.

반면,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됐던 승차 공유 플랫폼 우버와 리프트 주가는 이날 각각 10.83%, 9.59% 급등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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