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주체를 우리 정부로 규정하면서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는 무인기 도발에 선을 긋고 있지만, 과거 북한이 우리 군의 동향을 감시하고 정찰하기 위해 여러 차례 무인기를 띄운 전례에 비춰보면 적반하장식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이 무인기 도발을 하다 적발된 사례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감지되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를 보면, 2022년 12월 26일 소형 무인기 5대를 보내 수도권 영공을 침범했다. 무인기들은 군사분계선(MDL)를 넘어 오전 10시 19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한반도를 휘저었다. 이중 1대는 대통령 집무실 부근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침투해 논란이 됐다. 무인기들이 약 5시간 동안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됐지만, 군은 1대도 격추하지 못해 대비 태세가 허술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앞서 2014년, 2017년에도 북한이 보낸 무인기가 영공을 휘젓고 다닌 정황이 포착됐다. 2014년 3, 4월에는 경기 파주와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잇따라 추락한 채 발견됐다. 같은 해 9월 백령도 서쪽 해상에선 무인기 잔해를 수거한 결과 비슷한 기종의 북한제로 파악됐다. 발견된 무인기에는 모두 일련번호가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017년 6월 강원 인제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는 폭 2.86m에 길이 1.85m 크기였고,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카메라도 장착돼 있었다.
무인기 도발에 직면한 군은 북한 무인기 전력이 적게는 300~400대에서 많게는 1,000대까지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측에 비해 열세인 공군 전력을 만회하기 위해 무인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방현' 시리즈로 불리는 대공 표적용 무인기를 개발해 생산한 우리의 무기 체계는 이후 소형 폭탄 장착까지 가능한 공격용 무인기 개발까지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