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괴물 허리케인에 갈기갈기 뜯긴 탬파베이 홈구장
입력
2024.10.11 18:30
기자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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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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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ICBM 아니라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젤렌스키 "명백한 확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을 받았다는 우크라이나 공군 발표를 부인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을 즉각 규탄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최근 서방의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군사산업단지 시설 중 한 곳에 최신 러시아 IRBM 시스템 중 하나를 발사했다"며 "이 극초음속 미사일의 이름을 '오레니시크'라 명명했고, 시험 발사는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니시크는) 초속 2.5∼3㎞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며 "현재 이런 무기에 대응할 수단은 없다. 미국·유럽에 있는 방공 시스템도 이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에 대한 공격에 무기를 사용하는 국가의 군사 표적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의) 공격적인 행독이 확대되면 우리도 단호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최신 미사일 시스템의 추가 시험 여부는 러시아 안보 위협에 대한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전쟁 규모와 잔인함이 명백하고 심각하게 확대됐다"며 "이는 북한군 배치 이후 또 다른 확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평화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이날 자국 영토를 향 ICBM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영국 등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해지자 이에 대한 경고로 러시아가 공격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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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매수 논란’ 게이츠, 미국 법무장관 후보직 자진 사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의회 조사 대상이 된 전력 등으로 부적격 논란이 빚어지고 의회 인준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내 인준이 트럼프·밴스 정권 인수 중요 과업에 부당하게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불필요하게 장기화하는 워싱턴의 싸움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나는 법무장관 고려 대상에서 내 이름을 철회하겠다”며 “트럼프의 법무부는 취임 첫날부터 자리잡고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헌신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을 영원히 영광으로 생각하겠다. 그가 미국을 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자도 사의를 수용했다. 그는 게이츠의 사퇴 발표 뒤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 글에서 “게이츠가 법무장관 인준을 받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 그는 매우 잘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자신이 매우 존중하는 행정부에 부담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맷의 미래는 밝고 나는 그가 할 훌륭한 일을 모두 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요직 지명 인사 중 낙마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13일 게이츠 당시 하원의원을 차기 행정부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곧바로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와 마약 남용 의혹 등이 제기되며 민주당은 물론 같은 공화당 내에서도 상원 인준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해당 혐의로 1년 넘게 연방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아 온 그는 법무장관으로 지명되자 즉각 의원직을 사퇴했고,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의심을 샀다. 이후 그가 두 명의 여성에게 성관계 대가 등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1만 달러(약 1,400만 원) 이상을 송금했다는 보도 등이 나오며 논란은 더 커졌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하원 윤리위 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게이츠 전 의원의 사퇴는 전격적이었다. 전날까지 그는 의회를 찾아 장관 인준 권한을 갖고 있는 상원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법무장관 인선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CNN방송은 게이츠 사퇴 배경과 관련해 그의 인준에 강력히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고 윤리위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상원 인준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게이츠 사퇴에 대해 “적절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논평했다.
명태균 녹취 공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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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각서'까지 쓰며 여론조사 비용 돌려막기... 명태균 지시 여부와 목적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지목된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조사 수행 업체 측에 대금 지불각서를 쓰면서까지 '돌려막기식' 운영을 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은 명씨가 정계 유력 인사들을 위한 자체 미공표 여론조사들을 무리하게 지시하면서 미래한국연구소 자금난을 가중시켰고, 이를 해결하려 '공천 장사'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명씨는 자금난에 대한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여전히 자신은 연구소와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 자금 흐름 등 증거들을 토대로 명씨 주장을 검증할 방침이다. 2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미래한국연구소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 측에 여론조사를 맡기며 제때 대금을 치르지 않아 미수금이 쌓였고, 직원 명의로 수천만 원 상당의 대금에 대해 지불각서를 썼다'는 취지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보증을 선 직원은 연구소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씨로 알려졌다. 2018년 설립된 미래한국연구소와 PNR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식 신고가 되지도 않았고 문자나 전화 조사를 위한 회선 구축도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PNR 측에 ①공표용 조사를 의뢰하거나 ②미공표 자체 조사(연구소가 직접 진행)를 위한 회선을 빌려 쓰고 대가로 ①대금을 지급하거나 ②사용권 충전비용을 냈다. 연구소 측에선 강씨가 PNR과의 업무 연락을 도맡았다고 한다. PNR과 연구소 간 거래 비용은 '명씨가 2022년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위해 무상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의혹과 맞닿아 있다. 앞서 강씨는 "81차례 미공표·공표조사를 하며 3억7,500만 원이 들었는데, 명씨는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비용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세비 일부를 받는 것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대체했다는 취지다. 검찰은 최근 강씨·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명씨를 여러 차례 소환조사하면서 여론조사 비용 가액 등에 대해서도 캐물었는데, 서로 다른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강씨와 김 전 소장은 '명씨가 대선 여론조사를 포함해 여러 유력 정치인들에게 제대로 비용을 받지 않은 채 여론조사를 지시했다'는 입장이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같은 해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을 거치면서 연구소가 PNR 측에 치러야 할 비용은 점점 불어났지만, 그만큼의 수입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듬해 6월 예정된 지방선거 출마를 희망한 예비후보 2명(배모씨, 이모씨)에게서 공천 대가로 금액을 받았다는 의혹 역시 누적된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명씨는 검찰 조사에서 '연구소 자금난은 내 탓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따온 '2022년 대선 허경영 캠프의 광고'를 들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광고는 "안녕하세요? 허경영입니다"라는 음성으로 시작하는 투표 독려 캠페인인데 명씨 자신이 허 캠프에서 두 건의 시행권을 따내와 PNR과 수익금 1억2,000만 원을 절반(6,000만 원)씩 나눠 가졌고, 이 돈으로 연구소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논리다.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 충분한 돈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허경영 광고 수주' 전에도 미수금이 쌓인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PNR 측이 미수금을 납부하라며 광고비 절반을 곧장 지급하지 않다가, 연구소 측의 간청에 지급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대선 이후에도 차도가 없자 강씨가 미수금 수천만 원에 대한 지급 보증을 섰고, 여전히 일부 미수금이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엇갈리는 진술의 진위 확인을 위해 검찰은 조만간 PNR 대표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를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이달 1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PNR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A씨의 업무용 PC 등을 확보했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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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증원 문제만 물고 늘어질 건가"… '강경 일변' 의협 비대위에 의료계도 분통
의사계 구심점을 자임하며 출범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수능시험까지 끝난 상황에서도 내년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에 매몰돼 있어 의료계 내부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대화는 무시한 채 현실적으로 무리한 요구만 반복해 협상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전공의 복귀 방안 마련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의협 비대위는 21일 오후 첫 회의를 열고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을 공개 지지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전공의 3명, 의대생 단체 추천 3명도 비대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박형욱 위원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 재검토를 수용하지 않으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여야의정 협의체 합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단 위원장도 연일 여야의정 협의체를 비판하면서 내년 의대 모집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의협 비대위의 비타협 강경 기조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에 모든 의사가 동의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내년 의대 정원은 이미 확정돼 돌이키기 힘든 현실을 의사들만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의사인력수급추계기구를 꾸려 2026년 정원부터 재논의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서울 지역 A수련병원 교수는 “의협과 대전협은 대체 언제까지 의대 증원 문제만 물고 늘어질 건지 답답하다”며 “정부의 백기투항을 받아내면 사태가 모두 해결되나. 수험생이 겪을 혼란과 피해는 무시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의료계는 증원 근거가 없다고 정부를 공격하지만 의료계도 9개월이 넘도록 증원을 철회해야 하는 근거를 내놓지 못한 건 마찬가지”라며 “이런 대치가 계속된다면 내후년 입시 때도 똑같은 논쟁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더라도 장외가 아닌 협상장에 나와서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B수련병원 사직 전공의는 “대화가 곧 협상 타결이 아닌데도 자신의 주장을 상대가 받아줄 때까지 비토만 하는 건 유아적인 떼쓰기에 불과하다”며 “일단 대화라도 해야 더 적게 잃고 더 많이 얻어낼 수 있지, 대화 자체를 차단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고 비판했다.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비롯해 정부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박단 위원장이 워낙 강경해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B전공의는 “이제는 전공의 복귀 방법,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학교육의 질 확보 등 의대 증원보다 훨씬 더 중요한 현안들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이러다 정부와 협상할 타이밍을 놓칠까 우려된다”고 했다. 대학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특히 레지던트 3, 4년 차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의 취득을 눈앞에 앞두고 1년을 통째로 쉬었는데 내년 3월 복귀하지 못하면 남자는 입대해야 해 공백기가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각 수련병원들은 예년처럼 전공의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전공의 수련 규정상 중도 이탈 시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 복귀가 불가능한데, 사직 전공의들은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이 철회된 6월 초 사직 효력이 발생해 정부가 특례를 제공하지 않으면 내년 3월 복귀가 불가능하다. C수련병원 사직 전공의는 “‘의대 증원 백지화=전공의 복귀’는 아니다”라며 “의협과 대전협은 전공의 복귀 로드맵부터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