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결정, 존중하고 환영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한 답변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이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고 기대도 컸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이달 초 내수 경기 대응 방향을 발표했듯 정책당국은 당국대로 가고, 한은은 한은대로 금리정책으로 내수를 살리려 한 것"이라며 "(물가 등) 전반적인 거시경제 지표가 안정된 만큼 기준금리가 인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권은 올해 들어 내수 부진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소비 여력이 늘어나 내수가 살아나고, 기업의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었다. 기재부가 참고하는 한국은행 거시계량모형(BOK20)에 따르면, 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그해 국내총생산(GDP)은 0.06% 증가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매달 발간하는 '경제동향'을 통해 고금리가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실장은 "물가 상승세가 안정을 찾고, 내수가 둔화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자연스러운 대응"이라며 "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기까지 보통 6개월이 걸리는데, 내년 중순부터 기업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내렸지만 여전히 긴축적인 상황이라 점진적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가 내수 활성화에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금은 빚내 소비를 늘리는 사람도 드물고 대기업이 돈이 없어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를 이끌어 내는 데에 제한적일 것"이라며 "건설투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막혀 있는 만큼 금리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태반이라 금리가 낮아지면 한계기업의 수명만 늘릴 뿐 투자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