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의대 운영 40개 대학 총장에게 "내년에도 의대생이 안 돌아와 학사 차질이 계속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할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 발표된 정부 비상대책에 따라 내년 1학기에 복귀 의사가 있는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승인해주되, 복귀하지 않는다면 원칙대로 유급 또는 제적된다고 충분히 안내할 것을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40개 대학 총장들과 화상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6일 이 부총리가 직접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안'을 설명하고, 학생 복귀 설득 노력과 탄력적 학사 운영 등을 요청하는 자리였다.
이 부총리는 내년 복귀 의사를 서류상 명기한 의대생에 한해 '조건부 휴학 승인'을 시행해줄 것을 당부했다. 학칙에 '두 학기 초과 연속 휴학'을 제한하는 규정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두 비상대책에 포함된 내용으로, 올해 의대 학사를 파행시킨 의대생 집단 수업 거부가 증원된 신입생이 입학하는 내년까지 이어지는 걸 차단하려는 조치다. 아울러 이 부총리는 조건부 휴학 승인에 대비해 내년도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하고, 학칙에 정원을 초과해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의사인력 배출 공백 대응책으로 비상대책에 포함됐다가 논란을 일으킨 '의대 교육과정 단축안(6년→5년)'에 대해선 "일률적으로 5년으로 전환하라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재차 진화에 나섰다. 이어 "의대 6년제 틀에서 고등교육법상 수업연한 단축 가능 규정을 활용, 희망 대학은 교육의 질 저하 없이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탄력 운영할 수 있고 정부는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총장들은 내년까지 의대 강의실이 텅 비는 사태는 없어야 된다는 데 공감을 표했고, 일부는 조건부 휴학 승인 허용으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비상대책 발표 이후 각 대학에서 학생 복귀 시한 등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참석자는 학생 복귀 이후 근본적인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정부가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편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상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은 의사들이 줄곧 요구해온 내년 의대 증원분 조정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의에 "변동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후년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에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반영해서 내년 5월 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교협은 대학 수시모집 원서 제출 기간이던 지난달 10일에도 "(의대 증원 규모에) 변화가 발생하면 입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입장문을 냈다. 대입이 본격 시작된 마당에 의대 정원 변동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초래할 거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