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요르단 2-0 꺾고 설욕...'젊은 피' 오현규·배준호·엄지성 맹활약

입력
2024.10.11 01:23
21면
전반 이재성, 후반 오현규 득점
손흥민도 없는데 황희찬 엄지성 줄줄이 부상
홍명보호, 전력 손실 불가피

홍명보호가 '젊은 피' 유럽파들의 활약 속에 요르단을 2-0으로 꺾으며 설욕전을 펼쳤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에 청신호를 켰으나,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부재 속에 그 자리를 대신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이 줄줄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이재성(마인츠)과 오현규(헹크)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무로 B조에서 월드컵 본선을 향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요르단은 이 경기 직전까지 한국과 같은 1승 1무로 다득점에 앞서며 조 1위였으나, 1승 1무 1패로 한국과는 차이를 두게 됐다. B조에는 이라크, 팔레스타인, 오만 등 중동 팀들이 속해 있다. 이번 3차 예선에서는 3개 조의 각 1, 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또한 한국은 올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구겨졌던 자존심도 회복했다. 당시 요르단에 패해 4강 탈락 이후 여러 악재를 겪었던 한국으로선 요르단에 완벽하게 설욕하며 결속을 다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은 요르단전의 패배 원인으로 '하극상 논란' 등 불화설이 터지면서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홍 감독도 요르단전 승리로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축구협회의 홍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했다고 확인됨에 따라 대표팀 사령탑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축구 팬들은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함께 홍 감독의 사퇴까지 논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서다.

한국은 손흥민 자리에 황희찬이 서고 이재성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나란히 2선 공격수로 출격했다. 원톱에 주민규(울산 HD)가, 중원은 황인범(페예노르트)와 박용우(알아인)이 섰다. 수비는 이명재(울산 HD)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지켰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 HD)가 꼈다. 특히 요르단의 '원투펀치' 중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는 발목 부상으로 아예 결장했고, 야잔 알나이마트(알아라비)는 벤치에서 시작해 한국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은 전반 황희찬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으나 선제골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은 전반 3분과 6분 요르단의 전방 압박 속에 공을 뺏기면서 뒷공간을 내주며 슈팅을 허용해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황희찬은 왼쪽에서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요르단 수비진을 흔들었으나, 탄탄한 피지컬로 거친 수비를 내세운 요르단의 태클에 두 번이나 넘어졌다. 전반 9분 왼쪽에서 중앙으로 돌파하던 황희찬은 상대의 태클로 발목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으나 이내 일어나 다시 뛰었다. 그러나 전반 20분 황희찬은 역습 상황에서 상대의 태클에 또 한번 넘어지면서 결국 부축을 받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홍명보호에 처음 부름을 받은 엄지성이 투입돼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37분 선제골이 터졌다. 오른쪽 풀백 설영우가 우측 페널티박스에서 크로스한 공을 문전 쇄도하던 이재성이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월드컵 예선 원정 5경기 연속 선취골이었다. 한국은 8분의 전분 추가시간 동안 골문을 잘 지켜내며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한국은 후반 엄지성의 부상으로 악재가 겹쳤다. 후반 4분 엄지성이 무릎 부상을 당해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됐다. 좌측 손흥민의 빈자리에 투입됐던 황희찬과 엄지성이 연이은 부상을 당하면서 대표팀은 전력 손실이 부득이한 상황이다. 그러나 주민규 대신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후반 22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배준호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강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오현규는 A매치 12경기 만에 데뷔골을 뽑았다. 후반 34분엔 배준호가 상대의 오른쪽을 침투해 강슛을 날렸으나 골키퍼에 막혔다. 한국은 공격을 멈추지 않으며 몰아붙인 끝에 승리를 거머줬다.

특히 '젊은 피' 유럽파인 오현규와 엄지성, 배준호의 활약이 빛났다. 현재 소속팀에서 득점 등 좋은 활약을 보인 세 선수는 과감하면서도 깔끔한 움직임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오현규는 거침없는 침투로 추가골을 뽑았고, 부상으로 나오긴 했으나 엄지성도 과감한 돌파로 슈팅을 선보였다. 배준호는 패스 성공률 100%(22회)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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