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길고 혹독했던 폭염으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와 그로 인한 사망자가 201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20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약 500개 응급의료기관에서 가동한 온열질환 감시체계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열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급성질환을 뜻하는 온열질환은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해당 기간 온열질환자는 3,704명으로 지난해(2,818명)보다 31.4% 늘었고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지난해(32명)보다 6.3% 증가한 34명이다. 총 온열질환자는 2018년(4,52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추정 사망자도 2018년(48명) 다음이다.
올해 사망자 중 60대 이상 고령층은 23명으로 지난해(27명) 대비 14.8% 줄었지만 60대 미만은 11명으로 전년(5명)보다 배 이상 늘었다. 사망자 중 남성은 20명, 여성은 14명이고 80세 이상(10명)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사망자 추정 사인은 대부분이 열사병(94.1%)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남(6명)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고 이어 충남·전남·경북(각 5명), 서울·경기·강원(각 2명) 순이었다.
올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은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역대 1위(25.6도)이고, 열대야 일수도 평년보다 13.7일 많은 20.2일로 역대 1위다. 폭염 탓에 온열질환자가 증가했는데, 특히 전체 온열질환자 중 1,045명(28.2%)은 가장 더웠던 8월 초에 발생했다. 추정 사망자의 절반에 가까운 15명이 숨진 시기도 8월 초였다. 올해 8월 초 평균 최고기온은 33.6도로 지난해보다 1.2도 높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변화로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고 열대야도 가장 많았다"며 "앞으로 기후 민감 집단의 장소 및 상황별 맞춤형 예방수칙을 세분화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