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 한강(53)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사상 처음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아시아 여성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역시 최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림원은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2016년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국가 이외의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난 한강은 서울 풍문여고,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아버지는 소설가 한승원이다. 한승원은 2018년 한강이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을 때 "강이(한강을 지칭)는 진작 나를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뛰어넘음)야말로 가장 큰 효도"라고 말했다.
한강은 한국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소설로 써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2014)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이다.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도 썼다.
한강은 노벨상 수상자로서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 원)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시상식은 올해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