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빼빼로 1조 프로젝트' 힘 싣는다...원료 확보 위해 아프리카 가나로 날아갔다

입력
2024.10.10 12:00
19면
카카오 농장 방문해 공급망 점검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도 기부
코코아 생산량 급감에 현장 경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프리카 가나를 찾았다.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제품 원료를 수입하는 협력사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9월 유럽을 방문해 현지 초콜릿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빼빼로를 1조 원 브랜드로 키우라는 특명을 내린 지 한 달 만이다. 전 세계적 K푸드 열풍 속에서 롯데그룹의 식품 사업 부문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롯데는 "신 회장과 한·일 롯데 식품사 경영진이 현지시간 8일 가나 수훔 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점검하고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기증했다"고 10일 밝혔다. 롯데의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은 가나에서 코코아(카카오 열매 가공물) 전량을 수입해 만든다. 그런데 최근 코코아 생산량 1, 2위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극심한 가뭄과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코코아 농사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 2023년 초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톤(t)당 2,500달러 수준이던 코코아 선물 가격은 올해 4월 1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신 회장이 직접 코코아 조달 상황을 살핀 것이다. 이번 방문에는 이영구 롯데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 등이 동행했다.

신 회장은 묘목 기증식에서 "지난 50여 년 동안 가나 초콜릿이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의 카카오를 생산해 준 가나 카카오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한일 롯데가 힘을 합쳐 지속 가능한 카카오 원두 생산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한일 롯데는 가나 현지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개선해주는 '지속 가능한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카카오 공급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선진 농법을 전수하는 방식이다. 롯데 관계자는 "아동 노동을 포함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 공정무역 실현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했다.

또 신 회장은 출장 기간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을 만나 아프리카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중 마지막으로 남은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시장이다. AfCFTA 참여국 인구만 14억 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3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박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