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7~9월) 매출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주 중 하나로 평가받는 TSMC가 또다시 호실적을 내면서 AI 칩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힘을 잃게 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3분기 236억2,200만 달러(약 31조8,6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장정보업체 LSEG가 사전 집계한 시장 전망치 233억3,000만 달러(약 31조4,720억 원)를 초과한 것이자, TSMC가 지난 7월 실적 발표 때 공개했던 예상치 224억~232억 달러도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36.5% 급증했다.
TSMC는 엔비디아 등의 첨단 AI 칩 제조를 도맡고 있다. 이 때문에 AI 열풍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020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올 들어서만 대만 주식시장에서 TSMC 주가는 약 72% 상승했다.
이러한 TSMC의 실적은 AI 관련 지출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많이 AI 칩을 확보하려는 경쟁은 아직 식지 않고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AI로 인한 수익 창출 지연에 따라 AI 기업들이 칩 구매 등 AI 관련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도 다소 힘을 잃게 됐다.
TSMC가 3분기에도 매출 성장을 이어가면서 파운드리 시장 2위인 삼성전자와의 매출 점유율 격차는 당분간 유지되거나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삼성전자와 1분기 50.7%포인트, 2분기 50.8%포인트의 점유율 차이를 각각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