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한글날 축하 행사를 중계하면서 한글 자막 맞춤법을 틀려 논란을 일으켰다. KBS는 행사기획사가 잘못된 자막을 제공했고,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KBS 1TV는 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 행사를 중계하면서 서도밴드의 '한글 뒤풀이' 노래 가사를 자막으로 송출했다. 가사에는 한글 자음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이 등장하는데, 이를 '기억 니은 디읃 리을'이라고 내보냈다. 해당 가사 자막은 맞춤법이 틀린 채로 여러 차례 반복 등장했다.
이 때문에 KBS 시청자청원 홈페이지에는 KBS 측을 비판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한글날 경축식에서 자막을 사전에 확인도 안하고 내보냈나. 국민들이 많이 참석하는 국가 행사를 이렇게 대충 해도 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수신료가 아깝다. 공영방송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결국 KBS는 이날 오후 7시 45분쯤 홈페이지에 '한글날 경축식 중계와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KBS는 "한글날 경축식 중계방송의 축하공연 노랫말 자막 가운데 '기역'과 '디귿'이 '기억'과 '디읃'으로 잘못 표기돼 방송됐다"며 "행사 기획사가 제공한 가사 자막에 오류가 있었으나 방송용으로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KBS는 "자막 오류를 발견한 뒤 다시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수정작업을 거쳐 서비스를 재개했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서 KBS는 8월 15일 광복절에도 일본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을 방송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같은 날 '뉴스930'에서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좌우가 뒤바뀐 이미지를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