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인원도 함재기(항공모함에 싣는 군용기) 조종사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함재기 조종사 후보생 선발 기준을 완화했다. 항모는 늘어나는데 정작 전투기 조종사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최근 2025년도 군용기 조종사 생도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모집 요강에서 해군은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인원은 함재기 조종사 생도에 지원할 수 없었던 기존 요건을 완화, 수술을 받은 사람도 함재기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고성능 전투기를 운용하는 나라 대부분은 이미 라식 수술 등 시력 교정 수술자도 조종사 후보생으로 선발하고 있었다. 한국 공군은 2012년부터 수술 뒤 시력이 1.0 이상인 인원도 조종사 후보생으로 선발했고, 미 공군도 2007년부터 라식 수술을 허용했다. 이전까지는 '안압 상승' 우려로 시력 교정 수술자를 조종사 선발에서 제외했지만 수술 수준과 전투기 성능이 동시에 발전한 데 따른 조치였다.
중국군이 뒤늦게 시력 교정자를 조종사 후보생으로 선발하기 시작한 것도 함재기 조종사 수요를 맞추기 위한 방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2012년과 2019년 항모 랴오닝함과 산둥함을 각각 취역시킨 데 이어 세 번째 항모인 푸젠함에 대한 시험 평가를 진행 중이다. 3척의 항모에 탑재된 130여 대의 함재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여 명의 조종사가 필요하다. 나아가 중국은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모를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종사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데 비해 중국의 조종사 양성 준비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애당초 숙련된 조종사가 부족했던 데다, 조종사 양성에 필요한 고등훈련기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의 군사 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항모와 함재기 개발이 순조로운 가운데 충분한 규모의 조종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해군은 올해부터 군용기 조종사 모집 연령을 기존 24세에서 26세로 늘렸다. 이에 앞서 공군도 2022년 군용기 기종에 따라 4~6년 걸렸던 비행 훈련을 3년으로 단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함재기 조종사 부족분을 공군에서 차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