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씨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한 달이면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고 위협했다. 명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이 자신을) 잡아넣을 건지, 감당되면 하라고 할 것”이란 말도 했다. 폭탄 선언을 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물러날 수 있어, 검찰이 쉽게 인신구속을 못 할 것이란 협박이다.
사실 여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이른바 선거 브로커가 현직 대통령 부부에게 공개 협박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통령 권위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데도 대통령실이 침묵하는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국민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명씨는 김 여사와의 텔레그램 대화가 담긴, 또 다른 휴대전화가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추가 폭로 여부를 놓고 대통령, 정치권, 검찰과 벼랑 끝 싸움을 벌이는 격이다. 그는 김 여사가 전화를 걸어 “인수위에 빨리 오시라”고 했지만 거절했다거나, 윤 대통령 취임 6개월 뒤쯤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이 창원으로 찾아와 “공을 그렇게 많이 세우셨으니 대통령을, 여사를 이름 팔고 다녀도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한편에선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인 강혜경씨가 인터넷 언론에 ‘명씨가 대선기간 윤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 비용 3억6,000만 원을 받지 못했고, 대신에 김영선 의원 공천과 이를 교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비화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런 와중에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김건희 젊은 십상시’를 거론한 녹취록도 공개됐다. 그는 '용산 십상시'에 대해 “여사가 어린애들을 쥐었다 폈다 시켜먹는다. 40대이고 박근혜 정부 때 있던 애들”이라고 했다. 7월 전당대회 때는 한동훈 후보 공격 여론작업을 위해 대통령실이 보수단체를 불러들였다고도 했는데, 떠돌던 풍문이 중계방송되는 격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이들에 대해 고발 조치나 입장 표명,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떳떳하지 못한 속사정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만 커지고 있다. 일부 인사들이 “명씨와 대통령은 긴밀한 관계가 전혀 아니다”고 전하고 있으나 이런 비공식 대응으로 의혹이 덮일 상황은 아니다. 시간을 끌수록 정국이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대통령실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공개해야 한다. 검찰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운을 걸고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