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화영 전 경기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뇌물공여,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 전 회장이 이 대표 측 정치 조직에 돈을 댄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이 전 부지사의 녹취 파일이 근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이 대표를 방탄하겠다고 벌인 ‘탄핵 난장판’에서 역설적으로 이 대표의 범죄 혐의 단서만 드러났다”며 “이 부지사가 변호인과 나눈 ‘은밀한 대화’는 쌍방울 김성태 회장의 추가 폭로를 진정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이 전 부지사를 국회 법제사법위 청문회에 불러 이 대표 등을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한 검찰을 맹공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재판에서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을 이 대표에게 보고한 바 없다’고 했다가 이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 전 부지사는 청문회에서 입장 번복 배경에 검찰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 대표의 결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유착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이 전 부지사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역공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녹취 파일에서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저희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광장'이라는 조직을 관리했었다"며 "이해찬 대표와 조정식 의원, 국회의원도 많이 관련돼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간 비용을 자기(김 전 회장)가 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화영의 발언들은 이 대표와 김성태의 관계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뿌리 깊은 사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 공개에 이어 이날 고발로 이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녹취록 출처가 검찰 아니냐’는 민주당 반발에 대해 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출처는 검찰이 아니다”라며 “보통 국회에서 제보를 받아서 내용을 공개할 때는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게 관례이고 민주당도 그렇게 해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