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또 한 번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유 장관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 불가 방침은 물론,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또한 선임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체육회의)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허용하면 받아들일 것이냐"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고, 그것도 안 되면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문체부가) 강제로 회장을 바꾸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축구협회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이후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끊임없이 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문체위 현안질의에서 자신의 거취를 묻는 문체위원들의 질의에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사실상 4선 도전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단독 출마해 선출된 것도 4연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지적이 나온다. 체육협회 단체장들은 최대 2연임까지 가능하며, 3연임 이상을 하려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때 심의 대상자가 국제단체 임원 자리에 있을 경우, 심의 통과 가능성이 커진다.
"FIFA 징계 가능성 언급은 '의례적 절차'에 불과해"
홍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여부를 묻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문체부) 감사 전에도 불공정할 경우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고, 그 의미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문체부의 축구협회 감사 등에 대해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면서도 "(관련 규정에) 저촉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대한체육회나 축구협회 모두 (감사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이제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 2일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권한 없는 자가 최종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며, ▲감독 내정·발표 후 형식적으로 이사회 서면 결의했다고 지적했다. 또 "축구협회가 이같은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내용이 거짓임이 드러나자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하지만 "계약이 무효라 판단하긴 어렵다"며 "축구협회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다소 무책임한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