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성폭력상담소는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 피해를 봤다는 여군들의 신고가 9월 한 달에만 7건 접수됐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군수품 창고 대기방'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현역 군인을 인증하는 과정을 거친 이용자들이 여성 동료 군인들의 얼굴 사진을 딥페이크 방식으로 합성, 성착취물을 제작해 공유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지난달 3일부터 30일까지 '여군 능욕 딥페이크 피해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했는데 피해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접수된 7건은 모두 피해자가 직접 상담소를 방문해 신고한 경우였다. 대부분 군복을 입고 일상생활 중에 촬영한 사진이 불법합성물에 쓰였다. 피해자 7명 중 딥페이크 합성물을 직접 발견한 경우는 없었다. 전부 다 이미 유포된 사진을 제보받아 범죄 피해를 인식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4명은 동료 군인들이 발견했고, 2명은 국방부조사본부 연락을 받아 알게 됐다. 나머지 1명은 일면식 없는 낯선 사람에게 메신저를 통해 딥페이크 사진과 함께 '당신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피해자가 메신저 발송자에게 "가담자냐" "내 연락처와 사진은 어떻게 알게 됐냐"고 추궁하자 그는 "친구가 (딥페이크를) 봐서 알게 됐다"며 얼버무렸다고 한다. 군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존재를 알지 못했던 성착취 합성물과 개인정보가 누구에게, 어디까지 퍼졌을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피해자들을 가장 괴롭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군 딥페이크방이 이번 사건으로 공론화되기 훨씬 전부터 운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해자 7명 중 5명은 현역 군인이었으나, 2명은 군 복무를 마치고 2022년과 2024년 상반기에 각각 퇴역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또 피해자들이 추가로 목격한 다른 여군들의 딥페이크도 다수 확인됐는데, 국방부 인사체계에 등재된 것으로 보이는 군 증명사진과 이름, 계급이 함께 배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담소는 "집중 신고 기간 이후에도 여군 딥페이크 접수는 계속 받는다"며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경찰 사이버수사대,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연계해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대한 삭제도 도울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