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엄친아'] 정해인·정소민의 로맨스 파워 통했다

입력
2024.10.07 15:37
지난 6일 종영한 tvN '엄마친구아들' 
정해인·정소민의 로맨스 파워 통했다
자극 없는 힐링물에 매료된 국내외 팬들

멜로를 잘하는 배우와 로코를 잘하는 배우가 만났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비결은 완성도 높은 이야기와 좋은 배우들의 활약 덕분이다. 특히 정해인은 드라마 '엄마친구아들'과 영화 '베테랑2'의 쌍끌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대세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지난 6일 tvN '엄마친구아들'(이하 '엄친아')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작품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 하려는 여자와 그의 살아있는 흑역사인 엄마 친구 아들이 벌이는 파란만장 로맨스다. 서로의 흑역사 기록기인 소꿉남녀 최승효(정해인) 배석류(정소민)가 인생의 교차로에서 재회하면서 다시 펼쳐지는 이야기가 관전 포인트다. '갯마을 차차차' 유제원 감독과 신하은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승효와 배석류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며 사랑을 키워갔다. 비록 최승효의 프로포즈는 1년 후로 미뤄졌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됐다. 배석류는 아버지 배근식(조한철)의 분식집을 리모델링한 식당을 선물받았다. 배근식은 앞서 최승효에게 배석류를 위한 식당을 부탁했고 '무지개 부엌'이라는 이름으로 오픈됐다. 배석류는 주변을 더욱 챙기기 위해 최승효와의 결혼을 연기했다.

기다리던 남극 발령을 받게 된 정모음(김지은)은 강단호(윤지온)와 강연두(심지유)는 기다림을 약속했다. 그리고 강단호는 특집 기사를 위해 직접 정모음이 있는 남극으로 떠나며 재회를 예고했다. 배동진은 정식 트레이너가 됐고 서혜숙(장영남)과 최경종(이승준)은 리마인드 웨딩을 하며 사랑을 되찾았다.

'엄친아'에 거는 기대

일찍이 '엄친아'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기대작이었다. K-로코가 워낙 흥행 기세를 타고 있던 덕분이다. 글로벌 OTT 플랫폼 순위 서비스 플릭스패트롤 기준 '엄친아'는 전 세계 65개국에서 TOP10에 랭크됐으며 브라질·홍콩·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 등 9개국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해외 언론의 호평도 이어졌다. 외신들은 '엄친아'를 두고 "강력한 주연, 로맨스뿐 아니라 가족·우정 등의 소재, 빠르고 사실적인 전개가 몰아볼 만하다", "다채로운 힐링 로코"라고 호평했다. 외신이 주목한 것처럼 '엄친아'에는 배우의 임팩트, 그리고 공감 가능한 소재와 설렘이 있었다.

'엄친아'를 이끈 정해인과 정소민은 각자 맡은 바를 확실하게 해냈다. 두 배우는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클리셰에 통통 튀는 매력을 가미했다. 정해인의 경우 첫 로코이기 때문에 진지함과 코믹함의 밸런스를 오가야 했는데 그간의 내공을 톡톡히 발휘하며 '역시 정해인'이라는 극찬을 이끌어내게 했다. 정해인의 장점은 순간의 몰입도를 확실하게 만들어내는 배우라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정해인의 연기를 보며 극 초반 승효의 마음에 적극 이입했다. 정소민 또한 '환혼'에 이어 '엄친아'까지 흥행 2연타에 성공, 로코퀸의 타이틀을 이어가게 됐다.

'엄친아'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공감대 형성이다. 극의 주인공인 배석류는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야 했던 K-장녀, 그리고 최승효는 올바르게 홀로 자라는 외아들이다. 두 청춘 모두 스스로 자립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방황하고 반항하기도 하지만 결국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원하는 길을 걷는다. 특히 두 청춘이 단순히 결혼에 골인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는 엔딩이 인상 깊다. 연인이 서로 사랑을 확인했지만 하고 싶은 것을 위해 결혼을 미루는 것이 지금의 세대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16회는 8.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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