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의 한 길거리에서 일면식이 없는 10대 여성을 이유 없이 살해한 박대성(30)이 범행 당시 소주 4병을 마셨다고 진술한 가운데, 경찰 수사에서는 그가 소주 2병만 마신 정황이 드러났다.
7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위치한 박씨의 가게를 압수수색한 결과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달 26일 0시 44분쯤 가게 인근 한 거리에서 귀가하던 A(17)양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장사도 안돼 소주를 4병 정도 마셨다. 범행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같은 박씨의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가게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문을 닫은 가게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있었으나, 이 중 술이 모두 비워진 것은 2병뿐이었다. 나머지 2병 중 1병은 마개가 따져 있었지만, 술은 그대로였고 나머지 1병은 마개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
박씨는 A양을 흉기로 찌른 후에도 2시간 동안 노래방이나 술집을 들르는 등 거리를 배회하기도 했고, 주차돼 있던 차량을 발로 차 차에 타고 있던 시민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범행 이후 한 시간 뒤 사건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B씨의 차량을 발로 차고 시비를 걸었다. B씨는 "(박씨가) 눈빛이 살기가 있었고 흥분한 상태였다"며 "박씨가 만취라고 주장했는데, 정면에서 발로 차를 3~5번 찼다. 만취 상태에서는 그렇게 못 한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