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지역 역사 연구의 산실이 될 '대전학발전소' 조성 사업에 첫발을 뗐다. 대전시는 국가등록유산인 한전 대전보급소의 원형을 최대한 복원하는 동시에 지역학 교육·연구 거점 공간으로 대전학발전소를 조성할 방침이다.
대전시와 한전은 7일 동구 신흥동 소재 '한전 대전보급소 활용 대전학발전소 건립을 위한 대전시-한전 전력연구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전 대전보급소는 1930년 일제강점기 대전에 첫 전기를 공급했던 대전전기 제3발전소로 건립됐으며, 남선전기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45년 해방 후 한전 대전지점으로 운영됐다. 현재는 한전 전력연구원의 연구소로 사용 중이다. 2004년 국가등록유산으로 지정된 이 건물은 벽돌을 벽체로 쓴 벽돌조에, 채광과 통풍을 위해 지붕의 일부가 높이 솟아오른 형태로 건축됐다. 구조적 안전성과 단순한 조형미를 갖춘 대전지역 최초의 근대산업시설로 평가된다.
시는 이 건물에 105억 원을 들여 2층, 연면적 1,546㎡ 규모로 대전학발전소를 조성해 2026년 개관할 계획이다. 1층은 리모델링해 서고·시립도서관·지역학 자료실 등 대전학 아카이브 공간으로, 2층은 세미나·인문학콘서트·학술대회 등 대전학 컨퍼런스를 열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한다.
시는 지난달 제안공모를 통해 대전학발전소 조성 사업의 밑그림도 마련했다. 공모 최우수작의 제안서에 따르면 '근대의 켜를 연결하다'를 주제로, 1930년대 근대 건축 유산을 활용하면서도 최소한의 개입으로 건축물에 남겨진 시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전학발전소 조성에 접근한다. 부분적으로 변형된 외관은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고, 부분적으로 취약한 구조는 보수해 건축물을 지속적으로 활용한다. 천장의 철골 트러스트와 벽돌로 쌓은 내부의 건축 당시 벽체 등은 그대로 노출하고, 재개발 과정에서 복토된 지반은 걷어내 건축물의 원래 높이를 되찾는다. 복원이 어려운 굴뚝 등은 그 흔적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재정비한다.
시는 한전 측에서 제공하는 고증자료를 토대로 원형을 복원하고, 대학발전소 내에 건축물의 이력과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공간 조성도 한전 측과 협력할 계획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에 남겨진 유일한 산업건축유산인 한전 대전보급소의 역사성을 창조적으로 계승한다는 의지를 담아 명칭을 '대전학발전소'로 명명했다"며 "대전학발전소는 대전의 도시경쟁력에 토대가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