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용 열대어가 있는 수조의 유리벽을 때리는 아이 손님들과 이를 방치하는 부모들 때문에 힘들다는 식당 주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동물을 학대하지 말라'고 말리면 '물고기인데 무슨 동물 학대냐'며 되레 화를 내는 부모도 있다는 하소연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식용이 아닌 어류도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3일 자영업자 전용 온라인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동물 학대하는 아이 손님들'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음식점을 운영 중이라는 작성자 A씨는 "1년 전 생일 선물로 수족관 운영하시는 분으로부터 맞춤 수족관과 열대어들을 선물받았다. 가게 현관 앞 벽 안에 들어가게 인테리어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손님들이 수조랑 열대어를 보면서 '예쁘다'고 사진 찍어가실 땐 저도 덩달아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썼다.
그러나 부모와 함께 방문하는 아이 손님들 때문에 고민이라고 A씨는 털어놨다. A씨는 "식당을 방문한 아이들이 오면 올 때마다 수조 유리벽을 '죽어라!'고 소리치면서 주먹으로 계속 내리찍는데, 아이들 부모는 음식 나올 때까지 휴대폰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들의 행동이 너무 심하다 싶으면 부모들에게 가서 부탁한다고 했다. "'물고기도 생명이다. 자꾸 내려치시면 물고기가 스트레스 받아서 죽는다. 이것도 동물 학대다'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 부모들은 불쾌하다는 듯 "저 물고기 마리당 1,000원짜리인데 아이가 한 번 쳐서 다 죽는다고 호들갑을 떠나? 죽으면 물어주겠다. 그리고 물고기(에 대한 행동)인데 무슨 동물 학대냐?"고 되레 화를 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러면서 "실제로 아이들이 수조를 때리고 며칠 뒤 스트레스가 누적된 물고기들이 죽은 적도 있다"며 "개, 고양이 괴롭힘도 학대지만 물고기 때리는 것도 학대다. 물고기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반려동물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얼마 안 하는 싸구려 물고기라고 아이가 내려치는 걸 놔두는 부모나, 좋다고 씩 웃으며 수조를 계속 때리는 아이들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고 적었다. 이어 "얌전히 보기만 하는 착한 아이들도 있지만, 신기하다고 물고기 스트레스 받으라고 수십 차례 주먹으로 내려치는 아이들 오면 혐오증이 온다"고 덧붙였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2014년 어류를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개정돼 포유류, 조류 등과 같이 보호해야 할 동물로 지정했다. 다만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어류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했다. A씨가 문제 제기한 물고기는 관상용으로 보호 대상에 속한다. 해당 법은 동물 학대를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및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