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3년 만에 코보컵 왕좌 탈환... 정관장에 3-1로 승리

입력
2024.10.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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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을 탈환하며 정규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 우승) 2연패의 청신호를 밝혔다.

현대건설은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 결승전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1(23-25 25-15 25-14 25-18)로 제압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구단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2년 동안은 준결승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현대건설을 우승으로 이끈 건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주역들이 만들어낸 환상의 호흡이다. 현대건설은 여자부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모마)와 아시아쿼터(위파위)를 모두 지켜낸 데다 국내 선수 이동도 거의 없어 타팀 대비 변화가 적은 편이다. 이미 한 시즌 이상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이다 보니 조직력이 짜임새 있게 이뤄져 경기당 범실도 평균 14개로 이번 대회 참가 팀 중 가장 적었다.

토종 공격수 정지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정지윤은 이날 1세트에선 2득점에 그쳤지만 2, 3세트에서는 모마를 제치고 팀 내 가장 많은 7득점, 5득점을 올리며 날아올랐다. 이번 대회 초반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그는 갈수록 자신감을 되찾으며 제 기량을 발휘했다. 정지윤은 경기를 마친 뒤 "대표팀에서 했던 배구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초반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게 사실이다. 다른 선수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관장도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꺾은 데 이어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의 연승 행진까지 저지하며 무서운 기세로 결승에 올랐다. 특히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부키리치가 새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득점포를 가동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키리치는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총 101득점을 올렸고, 이날 우수선수(MIP)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우수선수(MVP)엔 현대건설의 모마가 뽑혔다.

한편 올해 컵대회부터 새롭게 적용된 그린카드는 여자부에서 이날 3장을 포함 총 9차례 나왔다. 주심의 판정 혹은 비디오 판독 전에 선수가 먼저 반칙을 인정하고 손을 드는 방식이 그린카드 제도다. 그린카드 누적 점수는 오는 19일부터 막을 올리는 정규리그 페어플레이상 선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통영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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