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음주운전을 하기 전 장시간 주정차 위반(불법주차)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 용산구청에 따르면, 4일 오후 6시 57분쯤 다혜씨가 음주 전 차량을 세워 둔 용산구 이태원동 골목은 장시간 주차가 불가능한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 관계자는 "해당 구역은 점선 구간이라 5분간 정차는 가능하지만 이를 넘으면 불법주차가 된다"며 "일반 승용차가 불법주차할 경우 4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혜씨는 이곳에 차를 대고 인근 식당으로 갔다가 7시간 뒤에야 돌아와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이날 다혜씨가 탑승한 차량은 8월 제주의 한 경찰서에 의해 압류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도 드러났다. 각종 과태료가 체납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아직 실제 압류까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혜씨 차량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21년 10월 구매한 캐스퍼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노사동반성장의 새로운 경제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를 홍보하기 위해 이 차량을 구매하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시운전하기도 했으나, 올해 4월 다혜씨에게 양도했다.
다혜씨는 5일 새벽 2시 51분쯤 해밀톤 호텔 앞에서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음주 측정 결과 다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택시 기사는 목이 뻐근한 수준의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현재 다혜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다혜씨는 4일 오후 차량을 주차한 뒤 한 소고기 전문점에 들어갔다. 홀로 차량에서 내린 다혜씨는 약 7시간 뒤인 다음 날 새벽 2시 17분쯤 처음 방문한 음식점이 아닌 반대편 골목에서 차량으로 돌아왔다. 술에 취한 듯 갈지(之)자로 30m가량을 걷다가 건물 앞에 주차해 놓은 차량 운전석에 홀로 타 시동을 걸었다.
다혜씨는 차량에 탑승한 지 12분이 지난 뒤 차를 몰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건물 쪽에 가까이 붙어 운전해 행인들이 뒷걸음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골목길을 벗어나 해밀톤 호텔 앞 이태원역 삼거리 교차로에 다다랐다. 차량이 멈춘 곳은 우회전 차선인 2차로였으나 다혜씨는 왼쪽 방향지시등을 켠 채 좌회전했다. 당시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어 양방향으로 통행하던 차들은 다혜씨의 차를 피해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