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선 부산 금정구청장 야권 단일화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4일 종일 신경전을 벌인 끝에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전날 밤 전격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지 12시간 만에 민주당이 "결렬"을 선언하자 조국혁신당이 "조건 없는 단일화"를 수용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1박 2일 이어진 야권 단일후보 협상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전날 밤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야권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유튜브 토론회 실시 이후 적합도 조사를 거쳐 후보를 정하는 방식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통 큰 단일화"를 조국혁신당에 제안한 이후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합의는 12시간도 채 가지 못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 쪽에서 조건을 걸어 협상이 결렬됐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후보 경쟁력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는데, 조국혁신당 쪽에서 뒤늦게 '역선택 방지 조항'을 빼자고 조건을 붙이면서 협상이 깨졌다는 설명이었다. 이른바 진보정당 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선 통상 국민의힘 지지자 참여를 제외시키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왔다는 민주당과 달리,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 지지자도 참여시켜야 본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맞서며 힘겨루기를 벌여온 것이다.
민주당이 '결렬'을 공표하자, 조국혁신당은 당혹스러워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1시간 만에 곧장 긴급 브리핑에 나선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는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해서 매우 당혹스럽고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의에 부응하기 위해, 조국 대표의 지시로 민주당 주장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민주당 말대로 그대로 두자는 것이다. 후보 토론회도 한차례만 하고, 여론조사에 1개월 미만 후보자 경력도 사용하자는 민주당의 의견을 전부 다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결국 양측은 이날 저녁 최종적으로 성사된 단일화 방식을 발표했다. 후보자 간 유튜브 토론회는 5일 개최하고, 단일화 방식은 ARS 적합도 여론조사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실시키로 했다. 특히 논란이 된 조사 대상 관련해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했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국민의힘 지지자는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한 것이다. 정 부대표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란 대의를 위해 협상에 임했다"고 했다. 천준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경쟁력 있는 좋은 후보가 선정돼도록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