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금융지주가 14조 원을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은행들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지주 10개 사(KB·신한·하나·우리·농협·DGB·BNK·JB·한투·메리츠)의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4조556억 원이다. 전년 동기(13조6,083억 원) 대비 3.3%(4,473억 원) 증가했다. 권역별 이익 비중은 은행이 54.5%로 가장 높았다. 보험(15.3%), 금융투자(15.3%), 여전사(10.4%) 순이었다.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은 보험 자회사가 이끌었다. 보험 자회사의 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78억 원(13.3%) 늘어났다. 반면 은행은 4,553억 원(-5.0%), 금융투자는 9,423억 원(-27.7%), 여전사 등은 118억 원(-0.7%) 이익이 감소했다. 은행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1조4,000억 원) 등 일회성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에선 3분기 금융지주의 실적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7, 8월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을 뿐 아니라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도 확대되면서 은행의 수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에 따라 시장금리는 떨어졌지만, 은행은 가계부채 관리를 명목으로 대출 금리를 연이어 올리고 있다. 올 3분기 은행채 3년물의 평균 금리는 전분기 평균보다 0.41%포인트 하락한 3.24%지만 8월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2%포인트 오른 4.08%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이 뜨거워지면서 3분기에만 주담대가 21조3,949억 원 늘었다. 이는 상반기 주담대 증가 규모(22조2,604억 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3분기 4대 금융그룹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6,244억 원으로 전년(4조4,422억 원)과 비교해 4.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이 2021년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자본 비율을 포함한 주요 경영지표도 양호한 수준"이라며 "글로벌 금리 인하, 지정학적 불안 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여 잠재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