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등 중동 정세가 날로 악화하자 정부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발 위기 관련 '산업 영향 점검 회의'를 4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대한석유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유관기관 및 업계가 참석해 에너지 수급 및 가격, 수출·입, 공급망 상황을 점검했다.
석유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1일 국제유가(브렌트 기준)는 전날보다 2.6% 오른 배럴당 73.5달러를, 2일에는 73.9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등은 이스라엘의 대응에 따라 향후 국제유가 상승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가스 가격은 세계 주요국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봤다.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에 인접한 홍해를 통과하는 국내 석유‧가스 도입 선박은 대부분 우회 항로를 확보했다. 수출의 경우에도 대중동 수출 비중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 수준이고 국내 기업들 물품의 선적 인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중동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일부 석유화학제품도 다른 국가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확전해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힘들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산업부는 4월 중동사태가 벌어진 후 설치한 종합상황실을 통해 에너지, 무역, 공급망 등을 매일 점검할 계획이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중동 상황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신속 대응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