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임신중지(낙태)권을 열렬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8일 출간될 자신의 회고록에서 "여성이 임신 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개입이나 압력 없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결정권을 가질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며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의 중단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신체에 대한 자율권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어 "왜 여성 개인이 아닌 다른 이들이 여성의 몸에 대해 결정할 권한을 가져야 하냐"며 "여성이 원하면 임신을 중단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여성의 개인적 자유와 자신의 삶에 대한 기본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이 믿음을 성인이 된 후로 계속 갖고 다녔다"며 "낙태에 대한 내 신념은 개인의 자유 보장이라는 핵심 원칙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여성이 낙태를 선택할 수 있는 합법적 이유로 강간, 근친상간, 산모 생명이 위험할 때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정치적 견해를 거의 드러내지 않던 멜라니아 여사가 공화당과 충돌하는 입장을 내놨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그는 "내가 이민자이기 때문에 이민 정책 관련 일부 측면에서 남편과 의견이 달랐다"며 "나와 남편 사이에 가끔 정치적으로 이견이 생기지만, 이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기보다는 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낙태 문제는 오는 11월 미 대선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한 상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 시 낙태권 보장 등을 위한 연방 차원의 입법에 적극 나서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문제에 대해 각 주(州)가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낙태권 제한 주장을 옹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