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여파...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응시자 10분의 1로 '뚝'

입력
2024.10.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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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실기시험 347명 응시
내년 신규 의사 배출 급감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여파로 지난달 실시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 응시자가 지난해의 10분의 1로 급감했다. 내년에 배출되는 신규 의사도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24일까지 치러진 89회 의사 국시 실기시험에 347명이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응시자 3,212명에 비해 90%가량 줄었다. 필기시험은 내년 초 치러진다.

의사 국시 응시자는 매년 3,200~3,300명 수준이 유지됐다. 의대 졸업 예정자 3,000여 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이 더해진 규모다. 2021년에는 3,369명, 2022년에는 3,291명이 시험을 치렀다.

의대생들은 올해 2월 말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뒤 2학기 개강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8개월째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학업 공백이 길어 본과 4학년은 내년 2월 졸업이 어려워졌고 의사 면허 취득 시기도 1년 미뤄지게 됐다.

앞서 2020년 8월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한 의사 총파업 때도 의대생들은 집단으로 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했다. 정부가 시험 기간을 1주일 미루고 원서 접수 기한도 두 차례나 연기했지만 응시자는 423명에 불과했다.

의정 합의로 총파업이 끝난 이후 의사들은 정부에 추가 시험을 요구했다.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었고 정부도 구제 불가 방침을 세웠지만 의료 현장의 혼란, 공중보건의 부족 등을 이유로 결국 법령까지 바꿔 이듬해 1월 의대 본과 4학년 2,709명에게 재응시 기회를 부여했다.

김 의원은 "의사 배출이 늦어질수록 필수의료 인력 부족뿐 아니라 의료취약지에 배치할 공보의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