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권 종말" 경고 하루 만에…김정은 "北과 군사 대결 기도하면 소멸될 것"

입력
2024.10.02 16:00
5면
노동신문 통해 경고
23번째 쓰레기 풍선 살포도 재개
전문가 "가을 산불로 번질 위험…해법 찾아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군의 날을 맞아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를 선보이며 "핵무기 사용을 기도하는 날은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이다. 북한은 이날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도 감행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노획무기전시장 탐방 소식과 함께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소멸 엄포'를 전했다. 신문은 미군 전투기를 다룬 해당 기사에서 F-86D 잔해를 언급하며 "1964년 1월 황해북도 상공에 불법 침입해 적대행위를 감행하다가 조선인민군 과포병들에 의해 격추된 전투기"라고 소개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김강일 국방성 부상 담화를 통해 국군의 날 행사를 정면 비판했다. 김 부상은 특히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핵전략자산들을 항시적으로 들이밀려는 펜타곤의 대결적 기도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며 행사에 등장한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죽음의 백조'로도 불리는 B-1B는 최대 60톤의 폭탄을 싣고 최대 속도 마하 1.25로 괌에서 2시간 안에 한반도 전개가 가능하다. 스텔스 기능까지 북측이 두려워하는 전략병기 중 하나다.

북한은 이날 쓰레기(오물) 풍선 도발도 재개했다. 오전 북서풍이 불어오자 어김없이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이다. 가장 최근 이뤄진 지난달 22일 이후 열흘 만에 쓰레기 풍선 도발이다. 지난 5월 28일 밤 첫 부양 이후 이날까지 총 23차례 도발을 펼쳤으며 지난달부터는 큰 비닐 속에 작은 쓰레기 봉지를 여러 개 담거나, 기폭장치를 장착해 우리 국민 피해를 키우는 등 변칙도 엿보였다.

합참은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기준 150여 개 풍선이 식별됐으며, 수도권 지역으로 60여 개가 낙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기가 건조해지는) 가을로 접어들어 풍선이 산으로 향할 경우 산불로 번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군과 정부가 관련 대책을 한층 더 신경 써 논의할 때"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가 쓰레기 풍선 피해 예방 논의를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인 자세로 진행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