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미사일 수십 발 쐈다… “하마스·헤즈볼라 수장 암살 보복”

입력
2024.10.02 03:18
IRGC “군사·안보 핵심 시설 표적… 보복 땐 재반격”
4월 이어 두 번째 공습… 레바논 지상전 개시 대응?
이스라엘 “200발 대부분 요격해 인명 피해 없다”
미국 “이란, 심각한 후과”… 중동 확전 위기 최고조

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 수십~수백 발을 발사했다. 지난 4월 13, 14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300기 이상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사상 두 번째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지상전을 개시한 지 하루 만에 이란이 직접 반격에 나섰다는 점에서, 중동 확전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게 됐다.

미국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IRGC는 “이스라엘이 보복하면 재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7월 31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암살(지난달 27일), 압바스 닐포루샨 IRGC 작전부사령관 사망(지난달 27일) 등에 대한 보복이라는 게 IRGC의 설명이다. 모두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폭사한 인물들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군사·안보 핵심 시설이 표적”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AFP통신과 영국 로이터통신 등은 목격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에서 폭발음이 잇따라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라디오는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약 200발”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사일 상당수는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요르단 영공 등에서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방공망이 완전 가동돼 위협을 탐지,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 중이라며 “방어에는 빈틈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미국 백악관 당국자 발언으로 전해지자, 이스라엘 전 지역에서는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군은 “모든 시민은 방공호 인근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공격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맞보복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미 백악관 당국자도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정황 포착 사실을 전하며 “공격 감행 시 이란은 심각한 후과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에 “이란 미사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요격 등 방어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상황실에서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공격 상황을 모니터링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