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국방장관회의에 한국 등 인태 4개국 첫 초청

입력
2024.10.01 23:57
뤼터 신임 사무총장, 깜짝 발표… 17, 18일 개최
북중러 밀착 흐름 속 ‘나토-IP4 공동 대응’ 포석
한국, 김선태 차관 대리 참석 유력… “국감 고려”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4개국(IP4)이 이달 중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호의에 처음으로 초청됐다. 우크라이나와 2년 반 이상 전쟁 중인 러시아가 중국·북한과의 밀착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각 회원국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 역시 인도·태평양 국가와 공동 대응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마르크 뤼터 신임 나토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호주, 일본, 뉴질랜드와 한국이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사상 최초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고에 없던 ‘깜짝 발표’였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어 “우리가 함께 직면한 공동의 도전과 관련, 공동의 접근 방식을 구축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도 나토의 초청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 김용현 국방장관 대신 김선호 차관이 대리 참석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등 나토의 IP4 파트너국은 이미 나토 정상회의, 외무장관회의에는 3년 연속 초청된 바 있다.

나토가 군사 정책 논의·결정을 하는 국방장관회의에 IP4를 초청한 데에는 ‘중국·러시아 견제’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 뤼터 사무총장은 취임 첫날부터 중국이 러시아 군수 사업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덜란드 총리 재임 시절인 올해 3월 중국 방문 때 (중국 측에) ‘나와 유럽의 정상들을 친구라고 부르면서 당신들은 왜 러시아를 지원해 우리를 위협에 처하도록 하느냐’고 말했다”고 항의했던 일화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뤼터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북한에서 탄약을, 이란에서 미사일 및 드론을 공짜로 받는 게 아니라는 점도 문제”라며 “우리가 인도·태평양 파트너국들과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건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에 비춰, 이번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는 IP4와 나토 간 방위산업, 군사훈련 등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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