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공수래 공수처'… 사건 2400건 접수해놓고 기소는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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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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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소도 1건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해 2,400여 건의 사건을 접수하고도 단 한 건도 기소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범 4년 차를 맞이했음에도 아직 제대로 된 수사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총 2,401건의 사건을 접수했다. 이 중 수사를 마치고 공소제기한 사건은 없었다.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한 경우가 세 건이었고, △불기소 등 556건 △공람 종결(진정사건을 수사 없이 각하 처분하는 것) 등 1,281건 등 총 1,972건이 종결 처리됐다.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 사건은 303건이었다.

총 902건(6월 기준)을 접수한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직접 기소한 사건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4월 불구속 기소한 고위 경찰 간부의 7억7,000만 원 뇌물 사건이다. 2021년 출범한 공수처가 지금까지 직접 기소한 사건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 '스폰서 검사' 사건 △손준성 검사장 '고발사주 의혹' 사건 △윤모 전 검사 고소장 위조 사건 등 총 4건이다.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무분별하게 접수되는 사건 수를 줄이고 주요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를 시작했지만 1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은 지난해 말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을 소환한 이후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성윤·박은정 의원의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 사건은 지난해 2월 공수처에 이첩됐지만 아직도 수사가 본격화하지 않았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안 그래도 부족한 수사 인력을 쪼개 여러 고소·고발 사건 수사를 진행하다 보니 사건 처리도 늦어지고 수사 성과도 못 내고 있는 것"이라며 "공수처의 가치를 증명하려면 수사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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