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 군사학과를 졸업해 해군 부사관까지 합격했지만 최정은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대기업을 뒤로한 채 최정은이 찾은 곳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다. 앞서 제68회 미스코리아 글로벌 선발대회에서 '진'을 차지한 최정은은 본선 진출 24명 안에 들었고, 2차까지 진행된 합숙 기간 내 68기 동기들을 이끌며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가 이번 선발대회에 도전한 이유는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함이다.
11일 MBC에브리원을 통해 방송된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에서 최정은은 참가자들이 직접 투표하는 우정상을 차지, 인품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최정은은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선발대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 등 쉽지 않았던 길을 찬찬히 돌아봤다. 당돌한 25세의 청춘은 미스코리아 출전까지 거침없이 걸어왔다. 과거 교사를 꿈꾸던 소녀는 행복이라는 가치관을 고민하다가 해군 부사관을 지망하게 됐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서다.
고생 끝에 얻어낸 부사관 합격에도 군에 가지 않았던 이유 역시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더 찾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다. 주변 우려 속에서도 오롯이 최정은은 자신의 선택과 스스로를 믿고 행동했다. 그는 대기업의 최연소 정규직 막내 타이틀에 안주할 법도 했지만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퇴사를 결심,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도전했다. 최정은은 "정적으로 반복되는 쳇바퀴 같은 삶 속에서 새로움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 미스코리아 대회를 접하게 됐다"라고 돌아봤다.
무작정 시작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준비는 쉽지 않았다. "막막함이 컸죠.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생각하고 다방면으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지역 대회에선 압박감을 많이 느꼈는데 본선에 올라가고 나서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그제야 100%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절대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었어요."
1차와 2차로 이뤄진 합숙 기간 동안 68기 본선 진출자 24명은 마치 자매처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최정은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동기들을 챙기고 이끄는 리더가 됐다. 많은 경험을 거치며 사람과의 관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인연이 되며 24명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졌다.
최정은은 합숙 기간을 떠올리며 "너무 재밌었다. 제 성격상 사람들을 이끄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24명 모두와 친해지려고 했고 그런 과정이 즐거웠다"라면서 "68기가 분위기 좋고 다 같이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제 덕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다 같이 으쌰으쌰 할 수 있도록 분위기 메이커를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힘들고 지칠 때 웃겨주는 역할을 자처했다"라고 말했다. 또 대회 당시 퍼포먼스의 일환이었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무대를 떠올리면 아직까지도 벅찬 마음을 느낀단다. 최정은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20대 여성들이 도전하는 장이다. 20대 여성들, 각기 분야의 인재들이 한 곳에 모여서 도전하는 모습이 하나의 청춘이자 다시 돌아오지 않는 순간처럼 느껴져 너무나 소중했다"라고 회상했다.
또래들이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를 경험할 나이이지만 이미 사회를 일찍 경험했기 때문에 관계성의 중요성을 빠르게 터득했다. 최정은이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운 것은 너무나 많았다. "미스코리아 대회를 돌아봤을 때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바라볼 때 얼굴만 보고 뽑는 것이 아니냐는 편견이 있잖아요. 제가 직접 경험을 해보니 선발대회에서는 사람 자체의 매력, 인텔리 등 모든 것을 다 보더라고요. 이게 쉬운 것이 아니구나 싶었죠. 대회 이전의 저는 자존감이 낮은 편이었는데 이제 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됐습니다. 선발대회를 거치면서 저만의 장점을 알게 됐어요. 제 캐릭터성을 계속 드러내면서 나는 멋진 사람이라고 느꼈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이젠 뭘 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평소 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던 만큼 최정은의 목표도 선한 영향력과 맞닿아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손을 잡고 보육원 봉사를 다녔던 습관은 어른이 된 후에도 지속 중이다. 최정은은 유기견 보호소·양로원·보육원·연탄 봉사 등 자신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며 선행을 베푸는 중이다. 최정은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봉사단체를 설립해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모으고 참여율을 높이고 싶다. 힘든 어린 시절을 지냈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롤모델이자 꿈과 희망이 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대회의 의미를 이해한 만큼 최정은은 주변 친구들에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출전 권유를 하기도 했다. 그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직접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최정은은 "본선 진출까지 겪으며 스스로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사랑하는 방법도 배웠다. 이로 인해 크게 성장하게 됐다. 느껴보지 못하면 모른다. 친구들에게 직접 느끼라고 추천했다. 아직까지 뭘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을 느끼는 친구들이 성장하고 꿈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하고 풍부한 시야를 갖게 됐다고 전한 최정은은 좋은 방향성을 잡고 또 다른 길을 개척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발대회에서 만난 68기 동기들과 유익한 대화를 나누며 좋은 원동력을 얻었고 다양성을 마주하는 계기가 됐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판을 딛고 우뚝 일어나 더 넓은 세계를 보겠다는 각오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선발대회는 제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게 해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제가 어떤 도전을 할지 설레고 미래가 너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