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도 간 행사 돌연 취소… 의료계 인사 만난 한동훈

입력
2024.09.30 21:38
"마지막 의사결정 단계 근처에 오지 않았나"
조규홍 "미안한 마음"… 與 "한 번도 없었던 변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하는 언론사 행사 참여를 돌연 취소하고 의료계 인사를 만났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해 막판까지 힘을 쏟는 모양새다. "마지막 의사결정 단계 근처에 온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한 언론사의 창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30분 전 이를 취소한다고 알렸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의료계 영향력 있는 인사를 만나기 위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의 전향적인 입장이 오고 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협의체 출범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협의체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것이 민심"이라며 "출범의 마지막 의사결정 단계 근처에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의 입장과 정부 입장도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료계도 강한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패싱 논란'을 의식한 듯 적정 의사 규모를 논의하기 위한 '의사 인력수급추계위'와 관련해 협의체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란 점도 강조했다. 그는 "수급 추계에 관한 시스템은 큰 틀에서 협의체에서 해결책과 공감대가 된 이후에 가능한 것"이라며 "협의체 출범이 지금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거기에 힘을 모을 때"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의 입장 변화도 감지됐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에서 "전공의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사직 전공의에 대한 안타까움, 미안함 표시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료계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만큼, 정부도 화답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다만 의료계가 하나 된 의견을 도출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협의체 출범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의료계의 참여 여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 저희는 의료계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