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홈런 1위 최정(SSG)이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려 프로야구 사상 첫 5위 결정전을 성사시켰다.
최정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시즌 최종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회말 선제 투런 홈런, 4회말 만루포를 터뜨려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SSG는 72승 2무 70패로 5위 KT와 동률을 이뤘다.
두 팀은 승, 패, 무승부까지 같아 가을 야구 막차를 타기 위한 5위 결정전을 추가로 벌이게 됐다. 최초의 5위 결정 단판 승부는 10월 1일 오후 5시 KT의 안방 수원에서 펼쳐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9년까지 정규시즌 종료 때 순위가 같은 팀이 나오면 맞대결 성적, 맞대결 다득점 등으로 최종 순위를 가렸지만 2020년부터 1위 결정전을 도입했다. 2022년에는 포스트시즌 막차를 탈 수 있는 5위 자리를 두고 2개 팀이 동률을 이룰 경우 따로 순위 결정전을 열기로 했다.
1위 결정전은 3년 전에 진행된 적이 있다. KT는 2021년 76승 9무 59패로 삼성과 동률을 이뤄 1위 결정전을 치렀다. 당시 KT가 1-0으로 이겨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KT는 1위와 5위 결정전을 모두 치르는 팀이 됐다.
KT와 SSG는 올해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8승 8패로 맞섰고, 맞대결 득점에서 KT가 92-87로 앞서 홈경기 이점을 안았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바로 다음 날인 2일 잠실구장에서 4위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정규시즌 4~5위 승부)을 치른다.
이날 SSG의 영웅은 간판스타 최정이었다. 최정은 0-0으로 맞선 3회말 1사 1루에서 키움 두 번째 투수 김선기의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방망이는 4회말에도 폭발했다. 최정은 박성한의 1타점 적시타 이후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상대 불펜 김동혁에게 만루포를 뽑아냈다. 시즌 37호 대포이자, 개인 통산 15번째 그랜드슬램으로 이범호(17개) KIA 감독에 이어 통산 최다 만루 홈런 부문 2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SSG 추신수는 이날 8회말 1사 후 대타로 출전해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어깨 부상 여파로 시즌 막판 전열에서 이탈했던 추신수는 현역 마지막 홈경기인 만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차원에서 한 타석을 소화했고, 타격을 마친 뒤 동료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한편, 한국 타자 최초로 40홈런-40도루에 도전했던 KIA 김도영은 이날 홈런 없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해 38홈런-40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