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달 24일 대구 서구청이 운영하는 ‘OK서구’ 카카오톡 채널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서구 비산동 한 조경 공간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 처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토지대장상 해당 부지가 국유지임을 확인한 서구는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일대 잡초 제거에 나서기로 했다.
#2 최근에는 비산동 일대 전봇대가 기울어 태풍이나 악천후 시 위험해 보인다는 민원도 OK서구를 통해 접수됐다. 구청 공무원이 긴급 출동해 확인해보니 다행히 구조물이 바닥에 깊게 박혀 흔들리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인근에 주차된 차량들이 많은 데다 경로당도 있어 사고 위험이 높다고 보고 토지 소유주에 즉시 정비를 요청했다.
대구 서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카카오톡을 활용한 생활 불편 민원을 실시간으로 접수, 처리하는 주민 소통 채널 'OK서구'가 지역 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기존 구청 홈페이지나 국민신문고 등은 번거로운 본인 인증 절차 탓에 민원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2021년 4월부터 시행 중인 생활 밀착형 서비스다.
1일 대구 서구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OK서구를 통해 접수된 민원은 총 2,740건이다. 올해는 이달까지 1,327건이 접수됐다. 대체로 △도로 보수 △주차장 조성 △교통시설물 △환경 정비 △공원 관리 △빈집 개선 등 생활 민원이 주를 이룬다.
접수 방법은 간단하다. 주민들이 오픈카톡방의 'OK서구' 채널을 추가한 뒤 채팅창에 원하는 민원을 적어 넣으면 된다. 서구청 구민소통팀은 민원 유형을 판단해 담당 부서를 지정한다. 쓰레기 불법 투기나 주정차 위반 등 단순 민원은 즉시 처리하고, 예산 수립이나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은 부서장이 별도로 관리한다. 실시간 답변이 이뤄지고, 최종 결과는 7일 이내 통보된다.
서구청 도입 이후 충남 아산 '아산형통', 전남 순천 '일사천리순천' 등 타 지자체로 확산하기도 했다. 서구 관계자는 "별도 가입이나 인증이 불필요해 건의사항이나 궁금한 문제를 손쉽게 문의할 수 있어 주민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들이 현장에 출동, 주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현장로드체킹' 역시 OK서구로 신청할 수 있다. 최근에도 현장로드체킹을 통해 관내 악취와 쓰레기 방치 문제를 접수하고, 수소문을 통해 빈집 구매 의사를 가진 상인과 연계하기도 했다. 서구 주민 조상현(45)씨는 "로드체킹 이후에도 처리 상황이 실시간 공유되고 속도도 빨라 다른 플랫폼보다 간편하게 민원을 제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OK서구 뿐만 아니라 기존 일대일 상담 등 다양한 민원 창구를 통해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홍보와 만족도 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