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반도체 생산이 늘면서 산업생산이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오락가락했던 소비는 1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만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가 하락 추세라 회복을 얘기하기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을 살펴보면,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 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7(2020년=100)로 전월보다 1.2% 증가했다. 4월 1.4% 증가했던 전산업생산은 5월(-0.8%)과 6월(-0.1%), 7월(-0.6%) 연이어 감소했지만,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4.1% 증가한 광공업 생산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8월(5.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22.7%), 반도체(6.0%) 상승 폭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도 3개월 연속 증가했는데, 휴가철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맞물리면서 숙박·음식점(4.4%)과 도소매업(3.0%)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7% 증가했다. 4월(-0.6%), 5월(-0.2%) 감소, 6월(0.9%) 증가, 7월(-2.0%) 다시 감소했던 소매판매가 8월엔 지난해 2월(4.0%)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소매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7%), 승용차 등 내구재(1.2%)는 판매가 증가한 반면,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9%)는 가을 의료 판매 저조 등 이유로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추석이 일찍 들어서면서 음식료품이 증가했고, 자동차 연료도 많이 판매돼 소매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기계류 모두 투자가 줄어 전월보다 5.4% 줄었다. 최근 한 달간 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기성건설도 1.2%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보여 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3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8월 산업활동은 그간 특이 요인에서 벗어나 주요 생산부문이 개선됐다"며 "중동지역 분쟁 확산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선거 및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해 잠재된 위험 요인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