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의 '뺨 한 대' 발언으로 촉발된 친한동훈(친한)계와 친윤석열(친윤)계의 갈등이 고조되자 친한계가 수습에 나섰다. 의대 증원과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당정 갈등의 여파로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하자 내부 잡음부터 잠재우려는 계산이다. 다만 봉합에 그치면서 계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0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신 부총장의 발언으로 친한계와 친윤계가 충돌할 가능성에 대해 "일종의 해프닝인데 확대해석된 측면이 있다"며 "큰일은 아니다"라고 진화했다. 앞서 신 부총장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24일 '빈손 만찬'을 두고 한 참석자가 "여유로운 분위기"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성질 같아서는 가서 싸대기 한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여기에 신 부총장과 함께 유튜브에 출연하고 있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추경호 원내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매일 한 대표 욕만 한다"고 발언한 것까지 알려지며 친윤계가 크게 반발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27일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어쨌든 친한계가 자세를 낮추면서 주말을 거치며 팽팽했던 당내 갈등은 일단 줄어드는 모양새다. 김 최고위원은 '여유로운 분위기' 발언을 친한계 한지아 의원이 했다고 공개하며 "대통령과의 만남이니까 그냥 좋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 예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의례적으로 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추 원내대표 비난에 대해선 "신 부총장의 입으로 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친윤계도 갈등 확대엔 부담스러운 눈치다. 그렇다고 친한 친윤 갈등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한 대표 측은 "다음 달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뜻밖의 패배를 할 경우, 친한계와 친윤계가 책임론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