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명당자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불꽃놀이가 잘 보이는 호텔·식당에 웃돈을 붙여 고가에 양도하거나 여의도 주변의 아파트·오피스텔을 거래한다는 글까지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 쏟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여의도 불꽃축제 아파트 대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본인의 집을 "불꽃축제 보이는 아파트 14층"이라고 소개하며 "10월 5일 토요일 저녁 4시간 대여해 드립니다"라고 썼다. 마포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의 대여 가격은 40만 원이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당근마켓'에 "아이와 안전하게 불꽃축제를 볼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며 대여료 30만 원을 제시하고 원하는 아파트 이름을 나열했다.
불꽃이 잘 보이는 호텔과 식당을 예매해뒀다가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웃돈 거래도 성행했다. 원가보다 수십만 원씩 비싼 값에도 '불꽃 명당'은 쉽게 팔렸다.
평소 2인에 10만 원대인 용산구의 한 호텔 라운지 바 식사권은 축제 당일 DJ 공연 등과 묶여 50만 원에 팔렸다. 한 누리꾼은 이 식사권을 2배 가격인 100만 원에 되파는 글을 올리며 "다른 음식점도 가보고 호텔도 가봤지만 여기가 제일 잘 보인다. 예약 오픈하고 1분도 안 돼서 매진됐다"고 홍보했다.
주말 1박 2일 숙박에 40만 원대인 용산구의 한 호텔은 3배가 넘는 130만 원에 양도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불꽃 뷰 확정 룸이다. 예약금 80만 원을 미리 주시면 당일 만나 체크인 키를 드리겠다. 그때 50만 원 잔금 입금해 달라"고 안내했다.
한강공원에서 불꽃놀이가 잘 보이는 자리를 대신 맡아준다는 상품도 등장했다. 아침 6시 30분부터 공원에 가서 돗자리를 깔아준다는 식이다. 반대로 "4인 가족 자리를 10만 원에 맡아줄 사람을 찾는다"는 구인 글도 여러 건 눈에 띄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한화그룹이 2000년부터 사회 공헌 차원에서 열어온 행사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그간 전체 무료였지만 올해는 안전 관리를 위해 일부 구간 유료로 전환했다. 한화그룹은 영등포구, 소방재난본부, 서울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종합상황실을 구축하고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여의도·마포역과 9호선 샛강역 등지엔 구급차도 배치된다.
서울시는 30일 '불꽃 뷰'를 앞세운 호텔 바가지요금을 막기 위해 영등포·마포·용산구 내 호텔 위법 영업행위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점검에선 숙박 요금 게시 의무 준수 여부 등을 들여다본다. 또 불꽃축제 기간을 전후로 부당한 취소·환불 거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지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