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정신장애가 있다'는 인식 공격을 또다시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 수위가 높아지자 공화당 내에서도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핵심 경합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州) 이리에서 약 2시간가량 진행된 유세 대부분을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 현 정부 비난에 할애했다. 그는 우선 "비뚤어진 조 바이든(대통령)은 정신장애를 갖게 됐다. 슬프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곧바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짓말하는 카멀라 해리스는, 솔직히 그런 식으로(정신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카멀라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뭔가 빠진 게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걸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에서 그의 행동 탓에 수백 명이 살해당했다"며 "(해리스는) 그 행동으로 탄핵과 기소를 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위스콘신 유세에서도 국경 정책·이민 문제와 관련, '해리스 책임론'을 부각하며 "카멀라는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 카멀라는 그런 식으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또 "오직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만이 미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 없는 막말 공격에 일부 공화당 인사로부터 비판이 나왔지만, 하루 만에 인신공격을 되풀이한 셈이다.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말 공격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성향의 대표 인사이자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CBS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뿐만 아니라 실제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모욕적"이라고 직격했다. 오는 11월 선거 때 메릴랜드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그는 "그동안 우리는 트럼프의 분열적 수사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해 왔다"고 덧붙였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리스 정신 장애' 발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나는 단지 그(해리스)가 미친(crazy) 진보라고 생각한다. 그를 (정신적 능력과 관련해선)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