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재선·경기 안양만안)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선으로 27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행사'를 놓고 여야가 치고받았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탄핵을 둘러싼 정쟁의 장소로 변질되자 국민의힘은 "탄핵 선동의 앞잡이 노릇을 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민주당은 후폭풍을 의식해 "당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논란의 당사자인 강 의원은 "반드시 탄핵을 이뤄내겠다"며 아랑곳없었다.
강 의원은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각오하라"며 "저 강득구, 몸을 던져 윤석열 정권의 불법에 맞서 반드시 탄핵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 필요성을 재차 주장한 것이다.
다만 강 의원은 시민단체 행사 대관을 주선한 건 '개별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난 금요일 저녁 '탄핵의 밤' 행사를 이재명 대표와 연관 짓고 있다"며 되레 "가히 김건희 방탄 정당다운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법적으로 진행된 행사에 트집 잡을 시간이 있으면 헌법과 민생을 내팽개친 윤석열 정권에나 더 신경 쓰라"며 "대통령실은 독재정권의 앞잡이이며, 반드시 국민의 손에 심판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의원 출신인 강 의원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 시절 제2연정부지사를 지냈다. 21대 총선에서 중진인 이종걸 전 의원을 당내 경선에서 꺾고 국회에 입성한 뒤, 22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최근 민주당 일부 강성 의원들이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과 결성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준비 의원연대’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탄핵 이슈에 거리를 두고 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 차원에서 한 번도 탄핵 문제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며 "당의 입장 정리 때까지 탄핵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개별 행동이 당 차원의 입장인 것처럼 오해하는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전날 한동훈 대표가 강한 유감을 표시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민주당 의원이 '탄핵 선동의 앞잡이' 역할을 한다"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탄핵의 굿판'으로 전락시키는 행태에 기가 찬다"고 지적했다. 유상범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제는 반정부세력이 주도하는 대통령 탄핵 집회가 버젓이 국회에서까지 열리는 지경"이라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엄중한 '탄핵'이 이재명 대표 한 사람으로 인해 한낱 정치 놀음의 장난감으로 변질해 버린 지 오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