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글로벌 경기 부진에도 선박, 반도체 등 업종 여건이 좋아져 올해 4분기(10~12월)에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4년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EBSI)'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4분기 EBSI는 103.4로 3분기 연속 100을 넘겼다. EBSI는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전망을 조사하는 지표로, 100보다 큰 결과가 나오면 직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조사 대상 15개 품목 중 선박(146.7), 반도체(135.2), 생활용품(114.6) 등 8개 품목의 4분기 수출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박의 경우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기존 수주 물량 인도 시점이 4분기에 도래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관련 매출 확대 및 기존 정보기술(IT) 품목 수요가 견고하게 증가해 수출 증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철강·비철금속(66.2)은 경쟁국 공급과잉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져 역성장 우려가 가장 큰 품목으로 나타났다.
수출 환경에 대한 조사에서는 '설비 가동률(120.7)' '수출상품 제조원가(111.9)' 등 6개 항목에서 수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대선에 따른 통상 리스크 확대와 해상운임 상승 고착화로 '수입규제·통상마찰(83.1)' '국제물류(90.8)' 여건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수출 업체가 겪는 어려움 중에서는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16.3%)' '원재료 가격 상승(16.3%)'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 제조업·고용 지표 악화로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직전 분기보다 3.1%포인트 늘었다.
허슬비 무역협회 연구원은 "설비 가동률 등 우리 수출 산업의 대내 여건 개선이 기대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수입규제 관련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만큼 주요국 금리 및 통상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