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9차 유엔총회에서 유엔 원조국이었던 한국이 이제는 유엔과 같은 다자주의 시스템의 옹호자로서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 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다자주의 시스템에 대한 부채와 다자주의 옹호자로서 성장하는 능력을 인식하며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유엔 원조를 기반으로 민주주의와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며 "한국의 사례는 (다자주의에 대한) 마비된 패배주의에 대한 해독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자주의 회복을 위해 한국이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촉진자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후변화 행동을 위한 후원자 △새로운 규범과 거버넌스를 위한 선도자로 나서겠다며 세 가지 역할을 제시했다.
이어 북한이 러시아와 불법 무기거래를 지속해 세계 평화를 해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미사일과 수백만 발의 탄약을 제공하면서 북러간 군사협력을 하고 있다"며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창립국 중 하나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과 불법 무기거래를 하는 것은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핵 개발 프로그램과 북한의 인권 탄압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북한은 주민들의 인권을 억압하고 배고픈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희소한 자원을 전용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도 호소했다. 조 장관은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통일 한반도'라는 비전을 제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국제사회가 옹호하고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