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유엔서도 강공 메시지… "목적 달성할 때까지 헤즈볼라 해체"

입력
2024.09.2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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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가자 전쟁 1년 앞두고 유엔 연설 
헤즈볼라·하마스 상대 '강경 노선' 확인
"하마스와 '완전한 승리'까지 싸울 것"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강공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연사로 나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올해 여기 올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이 연단에서 많은 연설자들이 내 나라에 퍼붓는 거짓말과 중상모략을 듣고 여기 와서 사실을 바로잡기로 했다"는 날선 발언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전면전 비화를 목전에 둔 헤즈볼라와의 충돌에 대해 강경 노선을 공고히 했다. 그는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헤즈볼라를 해체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공격을) 쉬지 않을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전쟁의 길을 선택하는 한 이스라엘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 없이는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은 하마스가 항복하고 모든 인질을 풀어준다면 바로 끝날 수 있다며 "하지만 그들이 항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로켓 무기고 90%를 파괴했고, 하마스 병력 절반을 사살하거나 포로로 잡았다고도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규탄하면서 '축복(blessing)'·'저주(curse)'라고 제목 붙인 두 개의 지도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축복' 지도가 이스라엘과 아랍 협력국이 이은 아시아·유럽 간 육로를, '저주' 지도가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테러 지역을 시각화한 것이라며 "세계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방송은 "네타냐후는 이전에도 그랬듯 지도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나 가자지구를 표시하지 않고, 그 지역 전체를 이스라엘 영토로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후 통치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은 전쟁 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어떤 역할을 하든 거부할 것"이라며 "평화적 공존에 헌신하는 가자지구의 민간 행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 파트너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통치의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연단에 오르자 많은 대의원들이 회의장을 떠났고, 야유 소리도 들렸다고 CNN은 전했다. AP는 "네타냐후가 무대에 오르자 청중석에서는 소란이 너무 심해 주재 외교관이 '질서를 유지해 달라'고 외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일어난 가자지구 전쟁은 발발 1년을 열흘 앞두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그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으로 최소 4만1,500명이 숨지고 9만6,000명이 다쳤다.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