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지위로 수수료 올렸다" 130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공정위에 배민 신고

입력
2024.09.27 20:00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기자간담회
"배민 두 차례 배달앱 수수료 인상, 
공정거래법 금지 '가격 남용' 해당" 
쿠팡·요기요 등 불공정 사례도 수집 
공공 배달앱 및 자사 앱 주문 유도


BBQ, 본죽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1,300여 개가 모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인 배민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점주에게 받는 수수료를 인상했다는 이유에서다. 협회는 쿠팡이츠, 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에 대한 추가 신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공공 배달앱이나 프랜차이즈 자사 앱에서 주문을 유도하는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현식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민은 서비스 공급에 필요한 비용의 변동이 없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두 차례 배달앱 이용료를 대폭 인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배민은 ①2022년 점주가 부담하는 배민배달 이용료를 정액제(1,000원)에서 정률제(음식값의 6.8%)로 바꿨다. ②8월에는 배민배달 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올렸다. 공정거래법은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공급 원가 등의 변동에 비해 가격을 눈에 띄게 올리는 행위를 금지한다. 배민의 이런 가격 인상이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협회 주장이다.




또 협회는 우아한형제들이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배민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자사 우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료 배달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을 도입하며 점주에게 다른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낮거나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또한 불공정거래 행위(최혜 대우 요구)라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배민이 부동의 1위 사업자라 가장 먼저 신고했다"며 "배민뿐만 아니라 쿠팡이츠와 요기요에 대해서도 불공정 행위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수수료율은 9.8%, 9.7%다.

정 회장은 "가맹점주들이 높은 배달앱 수수료 등으로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했다. 가령 배달앱에서 2만 원짜리 치킨을 주문하면 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주문 금액의 30%인 6,000원에 달한다. 여기에 생닭 등 원부자재 비용과 인건비, 전기세, 임대료 등을 빼고 나면 적자라는 얘기다. 이에 협회는 소비자가 공공 배달앱이나 프랜차이즈가 직접 운영하는 자체 앱으로 배달 주문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BBQ는 자사 앱에서 2만 원 이상 주문 시 황금올리브 치킨 반 마리를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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